[시승기] 기아, 쏘울 부스터 1.6 T-GDI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에게는 ‘아이콘’으로 통하는 모델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의 3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고가의 차를 파는 프리미엄 브랜드와 달리 시장 및 소비자들과 타협해 많은 판매량을 이끌어야 하는 대중 브랜드에서는 ‘아이콘’으로 통하는 모델이 나오기 어렵다. 그럼에도 폭스바겐에는 ‘골프’라는 성공적인 아이콘이 있다. 현대자동차는 정의선 부회장이 좋아한다는 ‘벨로스터’를 내세우고 싶지만 성적이 좋지 못하다. 그래도 부회장님 사랑 덕에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먹고 사는 벨로스터인 만큼 배는 든든하다.

기아차는 어떨까? 기아에게는 쏘울이 있다. 누가 뭐래도 기아차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국내에서야 인기 지난 박스카 취급을 받지만 미국에서는 이른바 대박을 친 모델이다.

미국 판매량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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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미니 MPV에 속하는 박스카 시장은 토요타의 저가 브랜드 사이언 xB가 주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아 쏘울과 닛산의 3세대 큐브가 같은 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 후 상황은 단번에 역전됐다. 그야말로 쏘울의 독무대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 매체들이 ‘이효리 차’라며 큐브를 이야기할 때 미국에서는 쏘울이 모든 전장을 평정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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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서 쌍용 티볼리는 ‘내 인생 첫차’라는 이미지로 성공을 거뒀다. 미국에서는 기아 쏘울이 이 역할을 한다. 햄스터를 앞세운 광고도 쏘울의 ‘히트’에 도움을 줬다. 결국 기아 쏘울로 인해 사이언 xB와 닛산 큐브는 단종이란 쓴맛을 봤다. 지금? 쏘울 혼자 쓸쓸히 대박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런 쏘울이 이제 3세대가 됐다. 기존 쏘울이 박스카 형태의 크로스오버 성격을 가졌다면 이번에는 소형 SUV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모습이다. 시장에 나온 소형 SUV와 유사한 가격에 200마력을 넘기는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는 것도 판매 전략에 들어간다. 그렇다면 성격을 바꾼(?) 쏘울이 안방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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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보자. 기존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크게 변했다. 전면부의 호랑이 코 그릴 면적을 대폭 키우면서 위치를 범퍼 부근으로 내렸다. 코 보다 입에 가까운 모습이다. 커다란 눈망울을 가졌던 헤드 램프도 얇은 형상으로 바꿨다. 기존 쏘울이 귀여운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사이보그 같은 미래지향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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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부 실루엣은 기존 형태와 같다. 튀어나온 휠 아치 디자인과 투톤 루프는 젊은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다. 다만 이를 바탕으로 소형 SUV라 포장하는 데 한계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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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부 리어램프 형태는 많은 소비자들을 당혹시킨 요소다. 매우 독특한 디자인이지만 어색하다. 못생겼다는 평도 이끌어 낸다. 범퍼에는 공기 배출구 디자인을 두고 하단에 디퓨저와 2개의 머플러를 중앙에 배치했다.

모델 변경에 맞게(?) 차체도 키웠다. 폭은 같지만 기존 대비 55mm 길고, 15mm 높아졌다. 휠베이스를 30mm 늘려 실내 공간을 넓혔다는 것도 좋다. 플랫폼은 현대 코나와 같다. 이 플랫폼은 전기차를 비롯한 다양한 파워트레인 공유가 가능하다.

실내는 어떨까? 첫인상은 미니를 떠올리게 한다. 동그라미를 테마로 한 센터페시아, 스티어링 휠의 버튼도 원을 주제로 꾸몄다. 스티어링 휠은 D컷 스타일로 패들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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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은 오래된 디자인이다. 다른 곳에 투자한다고 예산이 없었을까? 중앙부 디스플레이 면적이라도 키웠으면 좋았을 텐데. 아마도 페이스리프트를 위해 남겨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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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바이너(Combiner) 타입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있다. 속도는 물론 안전 경고,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정보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시선이 너무 낮아져, 헤드업 디스플레이로의 역할을 하는데 제한적이다. 기능성을 가진 장식적인 요소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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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 핸들 부위에는 ‘레이저 홀 에칭’이라는 기술(조명 패널 도장 표면을 레이저로 미세하게 가공하는 기술)이 쓰였다. 입체적인 패턴과 함께 내부에 조명도 들어온다. 젊은 차에 어울리는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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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에는 10.25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와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비롯해 화면도 분할해서 정보를 표시해주는 것도 좋다. 당연히 터치도 된다. 날씨 정보 같은 경우 요즘 관심이 높은 미세먼지 정보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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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하단에는 무선 충전 데크를 비롯한 USB 충전 포트가 달렸다. 기어 레버 주위에는 통풍과 열선 버튼, 열선 스티어링 휠, 드라이브 모드 버튼이 위치한다. 시동 버튼도 이 부근으로 옮겼다. 아우디 모델들이 떠오른다.

박스카 형태인 만큼 뒷좌석이 넉넉하다. 머리 공간이 넓어 체감적으로 더 여유롭게 느껴진다. 소형차로는 만족감 높은 뒷좌석 공간이다. 트렁크 공간도 364리터로 기존보다 10리터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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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은 뛰어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제동, 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사각 및 후측방 경고, 하이빔 어시스트, 운전자 주의 경고 등도 갖췄다. 일부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가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도 제공된다.

기아차는 사운드 무드 램프를 내세운다. 소리의 감성적 시각화(Emotional visualization of sound)를 내세워 개발했다고 한다. 무드 램프는 8가지 조명과 6가지 컬러 테마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뮤직+’를 택하면 재생 중인 음악과 연동돼 조명 색 및 밝기를 바꿔준다. 제대로 된 효과를 느끼기 위해서는 음악을 크게 틀어 두는 편이 좋다. 볼륨을 줄이면 ‘뮤직+’ 모드에서도 조명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사운드 시스템은 크렐(KRELL)의 10개 스피커를 바탕으로 했다. 하지만 브랜드만 크렐인가 보다. 기아 K5 때도 크렐 사운드에 실망했는데, 도무지 이런 저급 시스템을 사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렇다고 스피커 개수가 적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입체감은 물론, 섬세한 표현에서 한계를 보인다. 이런 식으로 크렐을 쓰다 보면 크렐은 물론 기아차의 이미지도 함께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가격은 어떨까? 쏘울의 기본 가격은 1900~2300만 원대에 있다. 아반떼 스포츠와 같은 파워트레인에 코나와 같은 플랫폼, 더 넓은 공간과 각종 편의 장비까지 있으니 쏘울의 가격 경쟁력이 꽤 뛰어나 보인다. 최상급이 아닌 중간 정도 트림을 선택하면 2000만 원 정도. 합리적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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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추천은 어렵다. 가격표를 보고 필요한 것들을 꼽다 보면 쏘울의 가격은 2천만 원 중반까지 오른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적용하려면 최소 중간 트림을 택해야 한다. 만약 오토 에어컨을 추가하고 싶다면 노블레스 스페셜 트림을 선택하거나 98만 원짜리 10.25인치 내비게이션과 묶인 패키지를 선택해야 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추가하고 싶다고? 중간인 프레스티지 트림에서는 선택이 안된다. 노블레스 트림에서 내비게이션과 오토 에어컨이 묶인 패키지를 선택해야만 한다. 옵션가격만 142만 원이다.

무선 충전 시스템을 추가하고 싶다면? 최상급 트림인 노블레스 스페셜 트림을 선택해야 한다. 여기에 10.25인치 내비게이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패키지가 묶인 옵션을 추가해야 한다. 그 가격만 231만 원이다. 그리고 이 패키지에 무선 충전 시스템이 포함돼 있다.

기아차가 강조하는 사운드 무드램프도 이 패키지 안에 있다. 한마디로 크렐의 고급 오디오 시스템이나 사운드 무드램프, 무선 충전 시스템 중 하나만 추가하고 싶어도 당신은 최상급 트림에 231만 원짜리 옵션을 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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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만약 옵션을 모두 제외하고 최상급 트림만 선택하면 어떤 구성이 올까?
18인치 휠, 조수석 전동시트, 오토 에어컨, 하이패스 정도가 경쟁력을 살린다. 2열 센터 암레스트나 급속 USB 충전단자와 같은 것들도 최상급 트림을 위한 것인데, 이 정도는 기본으로 달아주는 게 맞지 않았을까?

그럼 기아차가 내세우는 구성 좋은 쏘울은 가격이 얼마일까? 2695만 원이다. 결국 표시 가격은 낚시용일 뿐 쏘울에서 적정 수준의 구성을 추구하면 소형 SUV와 유사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한때 기아차는 ‘착한 가격’이 무기였던 브랜드였다.

201904305220400_1.jpg시승한 쏘울 가격


우리 팀이 예상한 쏘울 풀옵션의 가격은 2500만 원 내외. 이를 통해 값비싼 소형 SUV들을 코를 납작하게 해주리라 믿었다. 하지만 결국 쏘울도 소형 SUV들과 한패였다. 그렇다면 주행 부분에서 점수를 만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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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적인 부분은 훌륭하다. 4기통 1.6리터 터보 엔진은 204마력과 27.0kgf·m의 토크를 발휘한다. 코나는 출력을 낮췄는데 쏘울은 고출력 사양을 그대로 사용한다. 변속기도 7단 듀얼 클러치가 기본이다.

시동을 걸면 약간의 부밍음이 들리고 이내 조용해진다. 소음에 민감하지 않은 소비자라면 시동이 꺼졌다고 생각할 정도다. 아이들 상태의 정숙성도 35.0 dBA로 수준급이었다. 쉐보레 말리부 2.0 터보, 메르세데스-벤츠 E300 등과 동일한 수준의 아이들링 정숙성을 소형차가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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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부분적인 진동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팰리세이드를 비롯해 몇몇 현대 기아차에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지고 있다. 물론 일부 수입차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좋은 수준의 N.V.H. 성능을 유지하지만 뭔가 예전 같지 않다. 소음과 진동에 관대한 유럽 엔지니어 영입에 따른 결과일까?

주행을 시작한다. 승차감이 좋다. 과거처럼 느슨하며 허우적거리던 느낌이 아닌, 최소한의 성능과 타협한 감각이다. 일상 주행이나 요철을 지날 때 일정 부분 단단함을 느끼게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주행 속도가 상승 때를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살리고자 했다. 조금 더 SUV에 맞는 성격이다. 또한 미국 시장을 겨냥한 쏘울이기에 이는 맞는 방향이다.

코나와 비교해보자. 저속 영역에서 조금의 단단함을 전하는 모습은 비슷하다. 하지만 다양한 환경에서 쏘울은 푹신한 승차감을, 코나는 단단함을 유지하는 성격이다.

가속 페달을 밟는다. 속도계 바늘이 시원스럽게 오른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경우다. 204마력 사양의 1.6리터 터보 엔진은 엔진 회전수가 저회전 영역보다 고회전 영역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성격이다. 달리 설명하면 일상 영역에서는 터보랙에 의한 답답함이 다소 부각된다는 것을 뜻한다. 유사한 차를 찾자면 현대 싼타페 TM 2.0 가솔린 터보가 있다.

발진 가속성능은 어떨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는 7.81초를 소요했다. 아반떼 스포츠가 7.65초였으니 소형 SUV급으로는 상당한 성능이다. 쏘나타 뉴라이즈 2.0 터보와 동일한 가속 성능이라는 것도 흥미롭다.

최대 발진이 만드는 수치적 성능은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다만 체감 성능이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변속기 때문이다. 1단에서 2단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울컥거림이 발생한다. 바로 변속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살짝 뜸을 들인 후에 본격적인 가속을 만들기 때문이다. 과거 푸조가 쓰던 MCP 변속기를 조금 빠르게 만든 느낌이랄까? 물론 MCP보다 빠르지만 뻗어 나가던 성능이 주춤하는 느낌이 크기에 체감적인 아쉬움이 생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포함될 수 있다. 첫 번째는 변속기 보호다. 아무래도 빠른 변속을 이어가면 내부 부속에 부담이 갈 수 있다. 두 번째는 승차감이다. 빠른 변속이 이뤄지면 승차감 저하가 생긴다. 즉, 1~2단을 넘길 때 부과되는 내부 부담을 줄이면서 승차감을 살려보겠다는 의도로 해석하면 맞지 않을까 싶다. 현대차의 듀얼 클러치는 타사와 달리 승차감을 살리는데 비중을 두는 편이다. 하지만 부드러운 클러치 연결이 내부 부속의 마찰 시간을 늘려 디스크 등의 내구를 떨어뜨리는 단점을 갖게 된다. 그렇다고 해도 10만 km 미만에서 문제가 나오지는 않는다.

그래도 2단 이후에는 주춤거리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도 반응성을 조금 개선해주면 좋겠다. 변속 때 약간의 승차감 저하가 있다 해도 이것이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매력이기도 하니까.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직결감이 좋다. 하지만 그로 인해 부담 요소도 생기는데, 후진을 할 때 너무 민감한 느낌이 들었다. 때문에 차에 충분히 익숙해질 때까지 가속 페달 조작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에는 제동력을 보자. 시속 100km로 순항하던 쏘울 부스터는 37.7m 내외의 거리에 멈췄다. 매우 좋은 기록이다. 일정 수준 성능을 유지해 가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부드러운 서스펜션에 의해 밸런스가 무너질 때가 있다. 급제동 때 차가 한쪽으로 기울어진다는 얘기다. 제동력 자체는 좋은 편이지만 이와 같은 현상은 운전자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기에 조금 더 조율이 이뤄지면 좋겠다.

다시금 가속을 이어나가 보자. 일정 수준의 부스트 압력을 유지하는 상황. 조금의 터보랙이 있지만 최고출력을 써가면서 주행할 때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이만큼의 성능을 보여주는 소형 SUV는 없으니까. 가격이 비싼 수입 소형 SUV라 해도 이 정도의 가속력을 보여주는 경우는 드물다. 가끔씩 멍한 모습을 보여주는 변속기지만 그래도 변속 이후에 쏟아지는 엔진 출력이 나머지 아쉬움을 만회시킨다.

이제 코너로 돌진해 보자. 가벼운 브레이크 조작. 그래도 스티어링 휠을 돌린다. 부드러운 서스펜션 덕분에 코너 바깥 쪽으로 차체가 크게 무너진다. 이후 노면의 굴곡에 따라 출렁거리는 움직임도 보인다. 코너링 자체 만족도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 차의 주요 소비자들에게 이것은 크게 중요한 내용이 아니다. 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Ventus S1 Noble 2를 쓴다. 엔진 출력에 맞춰 235mm 급 너비도 갖췄다. 이 타이어는 승차감 및 소음 진동을 저감하는 목적을 두고 있는데, 204마력의 고출력 지향 차와 어울리는 구성은 아닌 것 같다.

여기서 잠시 현대 코나와 비교해 보자. 현대 코나는 매우 감각적인 모습, 저돌적인 모습으로 코너를 제압해 나간다. 순수 코너링 성능으로 보자면? 아마도 제네시스 쿠페와 포르쉐 911 정도의 차이를 갖는다 말해도 될 것 같다. 분명 쏘울의 주행성능은 이상적이지 않다. 때문에 순수 코너링 성능, 주행 감각으로 코나와 쏘울을 비교하면 코나가 대승을 거두게 된다.

하지만 우리 팀은 쏘울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코너링에서 낮은 점수를 줘야 했지만 승차감에서 높은 점수를 줬던 것. 코나의 서스펜션은 기본적으로 단단함을 추구한다. 이를 통해 감각적 성능을 득하려는 모습이다. 밸런스를 맞추고자 엔진 출력도 내렸다. 성능 지향형 모델이란 의미다. 하지만 승차감에서 보면 어떨까?

우리 팀은 과거 코나를 평가하며 승차감에 4점(5점 만점)을 줬다. 꽤나 좋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 팀이 코나를 어떻게 바라봤는지가 중요하다. 우리 팀은 코나를 달리기 성능에 중심을 둔 소형 SUV라고 봤다. 대중적이라기 보다 마니아적인 성향의 차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그 정도의 단단함을 통해 갖춰진 나머지 성능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은 승차감이란 결론이 나온다. 포르쉐 911의 승차감과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승차감을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코나의 승차감을 일반적인 승용차 기준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나쁘다! 그것도 꽤나….

쏘울로 돌아가자. 쏘울의 서스펜션은 꽤나 부드럽다. 가속할 때? 두렵다. 특히나 속도가 높아지면 불안감이 하늘을 찌른다. 엔진은 오버파워다. 150마력 내외의 자연흡기 엔진과 궁합이 더 잘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왜 쏘울을 더 좋게 보느냐고? 이유는 간단하다. 대중에게 있어 이 차의 구성이 더 좋다는 것이다.

2천만 원대의 예산으로 코나와 쏘울로 접근하려는 소비자. 그중 달리기 성능을 바라며 이들을 선택할 소비자는 얼마나 될까? 만약 순수한 성능 지향 모델을 꿈꾼다면 벨로스터 N이 아니라도 1.6T 엔진을 갖춘 다른 현대기아차의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즉, 소형 SUV의 구성에 이상적인 밸런스를 통해 달리는 맛을 가진 차라는 조건이 붙으면 코나는 만점짜리 차가 된다. 하지만 가장 보편적인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통풍시트를 비롯한 구성(편의 장비)이다. 여기에 편안함을 원한다. 가속 페달 밟았을 때 더 잘 나가주는 차를 원할 가능성이 크다.

즉, 빠른 가속에 편안한 승차감을 갖췄다는 것. 이는 처음 차를 접하는 운전자, 여성 운전자들에게 점수를 딸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첫차로 접근하는 소비자들에게 밸런스란 것을 백날 설명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경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

코나가 더 완성도 높은 차지만 승차감이 불편하니 대중에게 추천하기에는 제한이 따른다. 결국 대중에게 추천할 모델은 쏘울이 된다는 얘기다.

사실 이번 쏘울은 꽤나 비싸졌다. 굳이 국내 시장서 안 팔려도 되기에 고마진 정책을 쓰는 것 같다. 하지만 기아차는 SUV 영역의 강자다. 그런 기아차에 믿을 만한 소형 SUV는 없다. 스토닉이란 차가 있지만 그건 비싼 가격을 씌운 키 높은 프라이드다. 때문에 쏘울이 시장의 소형 SUV들과 경쟁해야 한다. 사실 쏘울이 소형 SUV 시장을 겨냥한다 해도 여전히 박스카의 이미지가 강하다. 여기에 패션카라는 또 하나의 이미지도 갖고 있다. 아쉽게도 이는 국내 시장에서 실패를 부르는 조건들이다. 가격만 조금 더 잘 나왔다면 쏘울의 경쟁력이 더 살아나지 않았을까? 승차감이란 요소, 단순해 보이지만 우리 시장에서는 매우 큰 경쟁력이 된다.

우리 팀은 싼타페와 쏘렌토를 두고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 운전자를 위한 차를 원하는지, 가족을 위한 차를 원하는지. 그리고 상당수에게 쏘렌토를 추천한다. 사실 7인승 SUV 소비자의 다수는 가족을 위한 선택을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승차감 좋은 차가 필요하다. 싼타페는 승차감이 다소 단단하다. 2, 3열로 갈수록 승차감은 더 나빠진다. 반면 쏘렌토는 유들유들한 승차감을 보여준다. 성능, 감각? 이건 싼타페가 낫다. 하지만 감각 때문에 7인승 SUV를 타는 사람은 없다.

이처럼 쏘울에겐 코나를 이길 가장 큰 무기가 있다. 하지만 시장의 인식과 싸워야 하는 지금이라면 가격의 이점을 통해 눈길을 끌었어야 한다. 쏘울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승차감이란 가장 대중적인 성능이 유리하기에 추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형 SUV들은 대부분 승차감이 떨어진다. 짧은 휠베이스도 여기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조금 더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소형 SUV는 없을까?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차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쏘울만큼은 답할 수 있다. 하지만 애초 질문을 던질 소비자들이 많지 않다면? 가격 및 트림 구성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해 보인다.

그래도 우리 팀은 쏘울을 응원하는 입장이다. 허망한 완성도, 여기에 높은 가격을 요구하는 차들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쏘울이 보유한 대부분의 것들은 평균 이상이다. 다시금 젊은 소비자층을 위한 여러 가지 시도 역시 이 차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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